저 종탑이 아주 무서웠습니다. 가끔 삼종을 쳐야할 차례가 되면 눈 앞이 캄캄했습니다. 종을 치기위해 굵은 동앗줄을 당겼다 놓으면 작은 몸이 공중으로 딸려 올라가다가 용(몸부림)을 써서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해야 했으니까요... 게다가 나쁜 짓을 하고 성사를 보지않고 종을 치면 꼭대기로 딸려 올라가 종에 감겨 죽게된다고 복사 부단장이 겁을 줬으니... ㅠㅠ... 아뭏튼 삼종은 마을의 시계 역할을 했습니다. 아침에 치면 일어날 시간인줄 알고... 낮에 치면 점심을 먹을 시간임을 알고... 저녁에 치면 저녁 먹고 불 끄고 자야할 시간임을 알았으니까요. 아주 가끔... 신자 중 어느 분의 선종을 알려야하는 종을 칠 때는... 두려움도 잊고 마냥 슬펐습니다.
논에서 일을 하다가 낮 12시에 들려오는 삼종에 일을 멈추고 기도를 올리는... 요즘에는 상상이 되지 않는 풍경(밀레의 그림) 이겠지요. 저도 그 선명하던 종소리를 잊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