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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에도 어김없이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1일,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을 통하여 교회와 신앙인들은 사순시기의 의미를 되새기고 기억하며, 이 사순시기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들을 상기해 봅니다.

늘 그러해야 하겠지만, 특별히 사순시기에 모든 신앙인들에게 요청되어지는 다양한 덕목들이 있습니다. 참회와 보속, 금육과 단식, 기도와 희생, 선행과 자선의 실천 등등등 입니다.

특히 사순시기라는 이 기간에 신앙인들에게 요청되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덕목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즉 다른 모든 덕목들 내지는 실천사항들이 목표로 삼아야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순시기에 특별히 강조되어 제안되어지는 덕목들이 지향해야 하는 궁극적인 목표와 핵심이라는 것은, 지난 재의 수요일에 봉독되어진 복음말씀을 통하여 발견되어질 수 있습니다.

이 복음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선과 기도, 그리고 단식에 대하여 가르치십니다.

여기에서 각각의 실천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도 중요하겠지만, 특별히 이 세 가지의 덕목들이 소개되어지는 순서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즉, 자선이라는 것이 가장 먼저 소개되어지고, 그리고 나서 기도와 단식이라는 것이 나열되어지고 있다라는 것입니다.

이 순서라는 것을 통하여 우리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바는, 기도와 단식이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선이라는 것을 위해서 실천되어져야 하는 것이고, 기도하고 단식해야 하는 핵심적인 이유와 동기는 결국 자선을 행하기 위해서이다라는 것입니다. 달리 표현해 보자면, 자선이 동반되어지지 않는 기도와 단식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순시기에 강조되어지는 다양한 덕목 내지는 실천사항들은 결국 자선이라는 것에로 향해야 하는 것이고, 자선이라는 것을 위해 다른 모든 덕목들이 실천되어져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은, 기도와 단식에 대하여 야훼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이사야 그리고 아모스 예언자의 선포에서도 분명하게 밝혀집니다. 아울러 이 옛 예언자들의 선포를 통하여 야훼 하느님께서 진정으로 기꺼워 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먼저 기도에 대하여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더 이상 헛된 제물을 가져오지 마라. 분향 연기도 나에게는 역겹다. 초하룻날과 안식일과 축제 소집, 불의에 찬 축제 모임을 나는 견딜 수가 없다...너희가 기도를 아무리 많이 한다 할지라도 나는 들어 주지 않으리라...내 눈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들을 치워 버려라. 악행을 멈추고 선행을 배워라. 공정을 추구하고 억압받는 이를 보살펴라. 고아의 권리를 되찾아 주고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

그리고 단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보라, 너희는 너희 단식일에 제 일만 찾고 너희 일꾼들을 다그친다. 보라, 너희는 단식한다면서 다투고 싸우며 못된 주먹질이나 하고 있다...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단식이냐? 사람이 고행한다는 날이 이러하냐? 제 머리를 골풀처럼 숙이고 자루옷과 먼지를 깔고 눕는 것이냐? 너는 이것을 단식이라고, 주님이 반기는 날이라고 말하느냐?...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아울러 아모스 예언자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나는 너희의 축제들을 싫어한다. 배척한다. 너희의 그 거룩한 집회를 반길 수 없다. 너희가 나에게 번제물과 곡식 제물을 바친다 하여도 받지 않고 살진 짐승들을 바치는 너희의 그 친교 제물도 거들떠보지 않으리라. 너희의 시끄러운 노래를 내 앞에서 집어치워라. 너희의 수금 소리도 나는 듣지 못하겠다. 다만 공정을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옛 예언자들의 예언과 지난 재의 수요일에 봉독되어진 복음말씀에 근거하여, 사순시기에 특별히 요청되어지는 다양한 덕목들의 궁극적인 목표와 핵심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안들키면 그만이라는 식의 얄팍한 거짓'과 '나만 아니면 된다라는 식의 교활한 위선', '이기적인 자기만족과 위안'이라는 것에 근거하는 허무하기 짝이없는 기도와 단식, 고행과 금욕, 참회와 보속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정의로운 방식으로 자선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특별히 사순시기에 신앙인들에게 요청되어지는 모든 덕목들은 반드시 자선이라는 행위를 그 결과물로 가져와야 하고, 자선이라는 행위를 그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자선이라는 행위를 지향하지 않거나 동반하지 않는 모든 덕목들의 실천은 본인에게 필요한 행위일지는 모르지만, 하느님과 이웃들에게는 지극히 무의미한 것일 뿐입니다.

 

사순시기가 존재하는 목적은, 예수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함으로써 공정하고 정의로운 방식으로 자선을 행하는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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