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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여러가지 비유를 통하여 하느님 나라에 대하여 이야기 하셨습니다.

특별히 혼인잔치와 이 혼인잔치의 주인공들인 신랑, 신부를 통하여 여러 번 하느님 나라에 대하여 설명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소개되어진 비유말씀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여기에서 혼인잔치의 신부들이 될 처녀들은 교회 또는 신앙인들을 상징하고, 혼인잔치에 오게 될 신랑은 예수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그래서 교회는 전통적으로 예수그리스도의 충실한 배필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합니다.

따라서 혼인잔치의 상황과 이 혼인잔치의 주인공들인 신랑과 신부들의 상황을 통하여 하느님 나라라는 것이 설명되어진다면, 이를 통하여 교회와 신앙인들이 배워야 할 핵심적인 사항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소개되어지는 혼인잔치의 신랑, 신부들의 관계와 태도를 염두에 둔다면, 이를 통하여 교회와 신앙인들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그 핵심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긴장"이라는 것입니다.

혼인잔치의 준비가 끝나고 신랑이 오기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신부들이 언제 도착할지 모를 신랑을 기다립니다. 신랑이 언젠가 곧 확실히 도착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가 정확히 언제 도착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신부들은 언제든지 신랑을 맞으러 나갈 수 있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바로 이 상태에서 발견되는 것이 바로 "긴장"이라는 것입니다.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신랑을 맞이하기 위해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어야 하는 신부들의 관계라는 것 안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상태가 바로 "긴장"입니다.

따라서 이미 예수그리스도의 부활로 성취되어진 하느님 나라와 언제일지 모를 예수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완성되어질 하느님 나라라는 이 두 가지 사이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긴장" 안에 있는 교회와 신앙인들은 필연적으로 "긴장되어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달리 표현해 보자면, 교회와 신앙인들은 하느님 나라라는 것을 두고 긴장되어져 있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이고, 긴장감 없이 썪어가는 생선의 눈처럼 퀭한 눈을 하고는 젖은 수건처럼 축 늘어져 있다면 그것은 뭔가 확실히 잘못되어져 있다라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이 "거룩한 긴장"이라는 것은 "도전"이라는 것을 발생시킵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 "도전"이라는 것은 등불에 쓰일 여분의 기름으로 소개되어집니다.

언제올지 모를 신랑을 맞이하기 위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열 명의 처녀들에게 일종의 "도전"이라는 것이 발생합니다. 머리도 하고 화장도 하고 향수도 뿌리고 온다는 신랑이 밤늦도록 오지 않아 졸음이 쏟아져도 애써 단장한 것들이 망가질까 편히 눕지도 못하고 그저 어디 대충 기대어서 자는 둥 마는 둥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신랑의 앞길을 밝혀 줄 등불의 기름이라는 결정적인 "도전"이 발생합니다.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은 다섯 처녀들은 혹시 모를 사태를 염두에 두고 여분의 기름까지 준비하였지만, 외모만 그럴듯하게 꾸미고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소위 정신줄을 놓아버린 멍청한 다섯 처녀들은 등불의 기름을 구걸해야 하는 딱한 처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결국 다섯은 긴장이라는 것에서 발생하는 도전을 잘 극복한 것이고, 다른 다섯은 도전이라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결국 이 도전을 극복하는데에 실패한 것입니다.

 

성취되어진 하느님 나라라는 것과 완성되어질 하느님 나라라는 것 사이의 "긴장"이라는 것에 위치한 교회와 신앙인들은 하느님 나라라는 것을 두고 "거룩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거룩한 긴장감"에서 비롯되어지는 다양한 도전들을 예리하게 간파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만일 교회와 신앙인들이 이에 안이하고 멍청하게 대처하거나 실패한다면, 언제일지 모를 하느님 나라의 완성 때에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될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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