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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성경 해석

 

 

p 15 - 16

 

시편 해석을 시작하면서 그 히브리 사람이 우리에게 전해 준 귀한 전통 하나를 설명하거니와, 이는 성경 전체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람에 따르면, 거룩한 영감을 받은 성경 전체가 집이라면 성경 각 권은 자물쇠로 채워진 수많은 방과 같습니다. 각 방(의 문) 옆에는 열쇠가 하나씩 놓여 있지만 (그 방문 자물쇠와) 맞는 열쇠는 아닙니다. 열쇠들이 이렇게 방들 옆에 있건만 어느 것도 그것이 놓인 방문의 자물쇠와 맞지 않습니다. 그 히브리 사람에 따르면, 제 열쇠를 찾아 맞추어서 문을 따고 들어가기란 실로 엄청난 일입니다. 알아듣기 어려운 성경의 각 권에 대해 우리도 이와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 우리 역시 성경의 한 부분을 다른 부분과 관련시켜 이해하는 일로부터 (해석을) 시작합니다. 성경의 각 권에 맞는 해석의 원리는 성경 각 권에 흩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든 나는 사도 바오로가 우리가 말하는 내용은 인간적인 지혜로부터 배운 언어가 아니라 영으로부터 배운 언어로 말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영적인 것을 영적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1코린 2,13)라고 말했을 때 이런 방법을 암시하고 있다고 봅니다.” (오리게네스 필로칼리아)

 

 

 

 

p 42 - 43

 

역사의 흐름에 따라 (성경 본문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부침했다. 이 해석들을 평가하는 진리의 기준은 과연 무엇인가? 다시 말해 본문의 의미를 정녕 존중하는 해석의 기준은 무엇인가? 울리히 루츠(스위스 성경학자)는 예수님이 사셨던 삶의 노선에 부합하는가 하는 것이 기준이 된다고 말한다. ‘사랑의 기준이라는 실천적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새로운 해석은 사랑을 불러일으키고 탄생시키는 한 참되다.”(G. Segalla) 여기서 사랑은 그리스도론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 부활하신 주님에 대한 사랑을 뜻한다. 이는 결국 아우구스티누스가 제시한 원칙, 즉 성경 해석은 사랑을 강화(건설)하는 데 도움을 되어야 한다는 원칙과 같은 것이다. “누가 스스로 성경을 알아들었다고 믿더라도, 그러한 성경 이해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이중 사랑을 세우지 못한다면 아직 알아들은 것이 아니다.”(아우구스티누스) 그러므로 정말 깊고 사랑에 찬 주의력으로 성경에 다가가야 한다. 그리하여 필경 성경 해석은 사랑의 왕국까지 가닿아야(아우구스티누스) 하는 것이다. 이리하여 우리는 라삐들의 주석이나 교부 주석이 공히 중요하게 여기던 영적 해석의 본질적 원리에 도달하게 되었다. “성경은 사는 만큼 알아듣는다는 말이 그것이다.

 

    신앙으로 인해 성경에서 자기의 깊은 속을 꿰뚫어 보며 심판하는(히브 4,12 참조) 살아 있는 말씀을 알아보게 된 독자는, 같은 성경에서 자신이 지금 여기서 엮어 가는 삶으로 투신하여 응답하라는 부르심을 듣게 된다. 그래서 사는 만큼 알아듣는다는 원리는 결국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라고 명하는 성경(참조: 신명 6,5; 레위 19,18; 마르 12,29-31; 마태 22,37-40; 루카 10,26-28)을 삶에서 실천함으로써 주석하도록 이끈다. 그리하여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시오(요한 13,34)라는 새 계명을 그리스도처럼 삶으로써 통합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주석학과 해석학의 탐구는 본문 안에서 명백하게 드러나 있지 않고 더 내적이며 숨은 차원에 간직된 깊은 진리를 꿰뚫어 보는 작업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해석자는 구절들을 넘어(E. Levinas), 혹은 비유를 넘어(V. Fusco), 그 구절들과 비유의 진실을 간파해 내어야 한다. 본문 안의 말해지지 않은 부분이 의미심장한 것이다. 달리 말해 보면, 본문에 대한 이해력은 우선 사이-읽기(inter-legere)를 통해 행간을 읽어 내는 일을 뜻한다. 또한 -읽기’(intus-legere)를 통해 본문의 숨은 내부로 들어가면서 기록된 글자들에 담긴 신적 생명의 내부로 들어가면서 본문의 속내를 읽어 내는 일을 뜻한다. 그런 식으로만 독자는 주님께 대한 살아 있는 지식’(connaissance)에 도달하게 되고, 이때 비로소 새로운 생명으로 그분과 함께-탄생하기(connaître)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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