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단계 : 기도가 ‘독백’일 때
기도할 때 가끔 하느님과 함께 이야기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하는 말에 대해 약간의 조심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하느님이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것과도 같다. 그에게는 하느님이 한 인물이 아니고, 살아있는 하느님이 아니고, 느낄 수 있는 하느님이 아니다. 즉 현존하시는 하느님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마치 존재하지도 않는 분과도 같이 느껴지기에 기도는 하나의 독백일 뿐이다.
독백은 자기 자신에게 말하고 자신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것이다. 누구와 통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과 더불어 말하는 자가 다른 이와 통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그는 다만 이상한 사람일 따름이고 아마 자기 자신과도 통하지 못하고 허공만 맴돌고 있다. 흔히 사용되고 있는 기도 방법이지만 이것은 위험스러운 기도 방법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기도하는 자는 많이 기도한다는 착각 속에 있고 실제로는 기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도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더 낫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정신을 차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기도는 우리들의 결점들을 결코 개선시켜 주지 않는다. 병을 치료해 주지도 못하고 오히려 양심을 무디어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