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단계 : 대 화
하느님과 함께 대화를 할 줄 알 때 비로소 기도한다고 말할 수 있고 참된 기도의 길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하느님이 들으시고, 우리를 보시고, 사랑하시며, 답하시는 살아있는 한 인격체로 받아 들여질 때(그분께서는 항상 이러한 분이시지만 우리의 경솔함 때문에 이를 깨닫지를 못한다) 참된 기도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이때에야 우리 또한 그분 앞에 비로소 존재하게 되고 그분과 참으로 통교하며 그분께서도 우리와 참으로 통교하실 수 있다.
기도가 뜨거워지고 믿음으로 그분께 우리 문제를 맡기며 그분의 말씀을 듣게 된다.
이 단계의 기도는 앞에서 말한 첫째나 둘째 단계의 기도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앞의 단계에서는 기도의 핵심이 우리 자신이었으나 이제는 그분께서 기도의 핵심에 자리하시기 시작하셨다. 즉 우리와 함께 그분 역시 기도의 핵심이 되신다.
이때 우정이 생기고 양심성찰을 하게 되며 하느님과 우리를 연결하는 다리가 놓여진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우리 문제에 개입하실 수 있게 된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어루만지실 수 있고 회복시키실 수 있으며 변화시키실 수 있다.
참된 기도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이 기도의 길을 성실하게 걸어간다면 애덕과 의무에 대한 충실성과 악을 끊는 데에 진보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 길을 성실히 걷는 것을 배우는 것이 문제다. 노력을 요구하고 방법도 필요로 한다. 이것은 정신 집중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기에 집중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하느님은 감각으로 느낄 수 없는 분이시다. 감각이 하느님과의 긴밀한 접촉을 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은 순수이성이시고 순수한 얼이시기에 나 자신을 영적이고 생각하는 자 되게 할 때만이 그분께 도달할 수 있다.
노력을 요구하지만 기도가 처음으로 놀랄 만한 결실을 가져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