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만나는 길(24)

by 이진기(토마스) posted Dec 0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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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 규칙

 

순박한 현존의 기도 혹은 ‘침묵 기도’를 위해서는

깊은 집중력을 기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고 말씀하셨다”(마르 6,31)

 

“겟세마니에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내가 기도하는 동안 여기 앉아 있어라’ 하시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가셨다… 조금 앞으로 나아가 땅에 엎드려 기도하셨다… 제자들에게 돌아와 보시니 그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시몬아, 자고 있느냐?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 ‘ 하시고…“ (마르 14, 32-37)

 

순박한 현존의 기도 혹은 ‘침묵 기도’는 하느님 대전에 있으면서 말과 생각과 상상을 제거하고 그분의 현존 안에만 머물도록 평온하게 노력하는 것이다.

기도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신 집중이다. 순박한 현존의 기도는 깊은 기도에로 향하게 하고 정신 집중을 쉽게 해주는 정신 건강을 위한 단련과도 같다.

‘순박한 현존’의 기도는 하느님 현존 안에 머물기 위한 지적인 노력이기보다 의지적인 노력이다. 또한 상상적인 노력이기보다 오히려 지적인 노력이다. 단 한가지 생각, 즉 하느님의 현존 안에 있다는 생각에 집중하면서 상상을 끊어야 한다.

하느님께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기에 힘드는 기도이다. 보통으로 성시간의 시작으로 15분 정도 이런 방법으로 기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하느님을 향한 사랑에 찬 주의 집중이기에 이미 성시간이다. 후꼬 신부님의 아래와 같은 말은 기도를 아주 잘 도와줄 수 있다.

“사랑하면서 하느님을 바라보고,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나를 바라보신다.”

이 단련을 성체 앞에서나 조용한 곳에서 눈을 감고 우리를 감싸고 있는 그분의 현존에 잠겨서 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숨쉬고 움직이며 살아간다” (사도 17, 28)

 

이 기도 방법의 전문가인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계속 분심 가운데’ 있는 자에게 이 기도를 권고한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나에게 이 기도의 방법을 가르쳐 주시기 전까지 나는 기도에서 만족이나 그 맛을 느끼지 못하였다“라고 고백하며 ”길고 섬세한 묵상을 할 것이 아니라, 다만 그분만을 바라보는 것이다“라고 권고한다.

‘순박한 현존’의 기도는 우리들의 기도에 있어 근본적인 악을 깊이 생각지 않는 경솔 함을 고쳐주는 아주 효과적이고 힘이 있는 방법이다. 간디도 일찍이 “기도가 없는 많은 말보다는 말이 없는 기도가 더 좋다“고 하였다.

 

실제적인 조언

우리를 변화되게 하는 것은 우리 자신과 함께 있는 것보다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이다.

하느님의 현존에 대한 집중이 어려워질 때 단순한 몇 마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유익하다.

 

아버지,

구세주이신 예수님,

성부, 성자, 성령,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

 

러시아의 한 순례자가 ‘예수님의 기도’라고 이름 붙인, 호흡의 날숨과 들숨에 맞추어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 죄인인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한 기도도 많은 도움이 된다. 똑바른 자세와 마음의 평온에 대해 조심하는 것이 좋다.

높은 단계의 기도이면서도 모든 이가 할 수 있는 기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