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만나는 길(53)

by 이진기(토마스) posted Oct 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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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기도

예수님께서 이 점을 지적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이 감사할 줄 모른다고 지적하셨다. 루가복음(17,11 이하)에 깨끗해진 열 명의 나환자
중 한 사람만이 감사하기 위해 온 것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몸이 깨끗해진 사람은 열 사람이 아니었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 갔느냐?”
“다른 아홉 사람은 어디 갔느냐?” 라는 그리스도의 이 지적은 심각하다. 생각하고 감사하는 자는 항상
이렇게 극소수일 것인가? 인간은 그의 이기주의에서 회복될 수 없을까? 우리는 은혜를 저버리는 나병에
걸려있다.

주님께서는 당연히 우리에게 감사를 기다리신다. 하느님에게 받았다면 받은 줄을 알아야 하는 것이 당연
하고, 그것을 안다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주님께서 깨끗해진 아홉의 나환자들에게 감사
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으시고, 깨끗해진 나환자들 스스로가 이것을 깨닫고 행하기를 기다리셨다.
감사하는 마음은 올바른 마음과 지혜의 당연한 결과이다. 올바른 마음을 가진 자와 깨달을 수 있는 자는
감사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감사하라는 뚜렷한 계명이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계명은
바로 인간이면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압에 못 이겨 한 감사의 행위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다른 아홉은 어디 갔느냐?” 이 아홉 중에 우리도 모두 끼여 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선하심에 대한 우리
들의 태만함을 드러내는 태도는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우리 모든 이가 이 아홉 중에 속한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않는 잘못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아무래도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다 감사드리지 못할 것이다. 하느님의 은혜는 강변의 모래알보다도 더 무수하고 태평양의 물방울만큼
이나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인간은 적어도 이것을 문제시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기라도 해야 할 것이다.
“다른 아홉은 어디 갔느냐?”라는 그리스도의 이 쓰디쓴 지적은 감사하기 위해 돌아오지 않는 이들을 위해
나로 하여금 대신 감사하도록 자극시켜 주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을 깨달았을 때 감사를 드릴 줄 모르는
나병에서 회복될 것이고, 또한 감사하는 것을 한번도 깨닫지 못하는 형제들을 위해서도 하느님께 “주님,
그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나는 그들을 대신해서 감사드리기
위해 여기에 왔습니다. 그들을 대신해서 그들의 대표로 감사할 줄 알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