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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제자들의 기운을 북돋워 주기 위해 흥미로운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단순화 시켜서 표현해 보자면, "하느님께서는 열심히 기도하고 청하는 것을 이루어 주신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또는 "몇몇이 모여서 열심히 기도하고 청하기만 하면 다 이루어주시는가?"라는 의문을 품어봅니다. 달리 표현해 보자면, "하느님이라는 분은 당신께 열심히 기도하고 청하기만 하면 청하는 이가 원하는 것을 전부 다 곧이곧대로 이루어 주시는 분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만일 이런 의문이나 질문의 취지에 동의한다면,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이 말씀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다시 점검하고 살펴 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제자들에게 전하신 이 말씀의 진의가 무엇인지는, 사살상 이 말씀과 동일한 내용을 언급하는 복음서의 다른 구절들에서 발견되어집니다. 

첫 번째로, 마태오 복음서에서 이런 말씀이 발견되어집니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청하는 이에게 청하는 바로 그것을 준다라고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좋은 것을 더 많이 주신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두 번째로, 마르코 복음서에서는 이런 내용을 발견합니다.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여기에서 기도하고 청하는 사람의 뜻이 성취되어지기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사항이 "믿음"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될까 안될까' 이리저리 간을 보면서 잔머리를 열심히 굴리며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하고 처신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로, 루카 복음서에서는 이렇게 이야기 되어집니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여기에서도 하느님이라는 분은 원하는 것을 원하는 것 그대로 이루어 주시는 분이라고 소개되지 않습니다. 대신 당신께 청하며 기도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주신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를 달리 표현해 보자면, 성부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필요하다라고 생각되어지는 것을 이루어 주고 도와주실 성령이신 하느님을 약속하신 것입니다. 

 

우리들이 신앙하는 하느님은, 당신께 청하는 이들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방식대로 내어주는 그런 분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나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이미 알고 계시는 분이시며, 당신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당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청하기도 전에 베풀어 주시는 분입니다. 이것을 교회는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표현하고, 신앙인들은 이런 "하느님의 은총"이라는 것을 믿는 자들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인간이 관리, 조절, 제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이것은 오로지 하느님 당신에게 속하는 것이고, 인간은 그저 이미 베풀어진 은총에 대하여 감사하고, 앞으로 하느님께서 당신의 뜻에 따라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베풀어 주실 은총을 겸손되이 받아들일 준비를 할 수 있을 뿐입니다. 

 

하느님은 자판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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